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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채널예스 : 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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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예민해도 괜찮아요

“왜 이렇게 예민해?”살면서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들을 때마다 매번 위축되었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게, 난 대체 왜 이렇게 예민한 것일까. 왜 별것도 아닌데 이렇게 신경을 쏟을까. 왜 타인의 시선에 이렇게나 전전긍긍할까. 왜 남들처럼 웃으며 넘기질 못할까. 왜 돌이킬 수 없는 일로 밤마다 잠 못 이루며 괴로워 할까.오랫동안 ‘예민함’은 나에게 있어 일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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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나’ 사용설명서

해가 지고서야 알았다. 집안이 얼마나 적막한지. 갑자기 훅 하고 쓸쓸한 생각이 몰려와서 괜히 거실과 주방의 전등을 몇 번인가 껐다 켰다 반복하다, 그냥 그대로 주욱 켜두기로 했다. 정말로 이상한 기분이었다. 낮에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가로 떠날 때만 하더라도 이런 순간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마감이라는 급한 용무가 따로 있긴 하지만 어쨌든 집에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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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울음이 그치길 기다리는 사람 - 『시와 산책』

 오래전 친구 하나가 말했다. 그날 자기도 모르는 새 걷고 있었더라고. 분수처럼 솟아나는 상실감과 슬픔을 달랠 길이 없어 무작정 집을 나섰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새 한강 다리를 지나고 있었더라고. 시계를 보니 네 시간도 넘게 지나 있었더라고. 목적지도 없이 그렇게 하염없이 도시를 떠돌았더라며 이야기하는 친구의 얼굴은 이제는 모두 지난 일인 듯 담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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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다정한 집밥이 생각나는 날에는 - 『바다거북 수프를 끓이자』

코로나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묵혀 두었던 집안일을 하나씩 해치우는 중이다. 지난 주말에는 대대적으로 집안을 정리했다. 안 쓰는 물건을 팔고, 나누고, 버리면서, 물건이 나간 자리를 쓸고 닦으면서 보냈다. 이번 주말은 냉장고 차례. 냉동실 안쪽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변해버린 떡부터 시작해 냉장실 깊숙이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는 화석같은 음식들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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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 『너라는 생활』

몇 년 전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게시물을 하릴없이 구경하던 중 문득 한 페이지에서 마우스가 멈추었다. 예전에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였는데 두서없는 글이 장기간에 걸쳐 드문드문 적혀 있었다. 혼잣말 같은 포스팅의 대부분은 그런 내용이었다. 남편은 한때 같이 노동운동을 하던 동지였다고. 지금은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은 본인 대신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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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불편함과 부당함의 사이에서 - 『가해자들』

“실례지만, 혹시 아이들이 뛰었나요?” 어느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관리실로부터 인터폰이 걸려왔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하며 별 생각없이 받았는데, 경비 아저씨의 조심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예상치 못한 질문이 흘러나왔다. 때마침 점심식사를 끝낸 아이들이 잠깐 장난을 치고 놀았던 참이었긴 하다. 깜짝 놀란 나는 서둘러 답했다. “애들이 잠시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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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문학하는 마음 - 『우리들의 문학시간』

영어도 좋아하고 문학도 좋아하던 수험생 시절, 나의 진로 희망은 영어영문학과로 늘 명확했다. 영문과에 가서 좋아하는 작가들의 소설을 실컷 읽고 싶었다. 늘어나는 영어 실력은 덤. 그러나 막상 접한 영문과의 실상은 내가 꿈꾸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는데, 좋아하는 작가는커녕 고어로 가득한 길고 긴 시라든지, 도저히 해석이 안 되는 옛 문법으로 쓰여진 고전들을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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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우주의 먼지와도 같은 우리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며칠 전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 우연히 10년 전 일기를 읽게 되었다. 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출렁거리는 배에 올라타 바다를 바라보자니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 문득 내년 휴가에는 오로라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창해서 깜깜하기까지 한 숲을 지나쳐 오로라를 바라보는 그 때의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때쯤 되면 마음도 제자리를 찾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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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덕질의 기쁨 - 『아무튼, 장국영』

‘덕질’.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덕질’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심취하여 관련된 물건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무언가에 열중하여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덕후’의 파생어가 어느새 국어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널리 퍼진 것이다. 그만큼 ‘덕질’에 빠진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고백하자면 나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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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잘 말하고 잘 생각하기 - 『우리말 어감 사전』

“제 경험상 ‘정확하다’와 ‘적확하다’의 차이점은, ‘적확하다’를 쓰는 사람들이 단지 지나치게 우쭐댄다는 정도입니다.”인터넷 어딘가에서 우연히 이 문장을 보고선 깔깔대며 웃었다. 이것은 한때 트위터에서 유행하던, “제 경험상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유일한 차이점은,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단지 지나치게 우쭐댄다는 정도입니다.”라는 우스갯소리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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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마음은 ‘대체’될 수 있을까? 『클라라와 태양』

아이와 대화하는데 갑자기 식탁 위의 휴대전화가 띠링 하고 울리더니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죄송합니다. 원하시는 정보를 찾지 못했습니다.”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해 있다가 깨달았다. 아하, 아이에게 ‘시리얼’ 먹겠느냐는 물음에 자기를 부른 줄 착각하고(알려졌다시피 애플에서 휴대전화에 탑재된 인공지능의 이름은 ‘시리’다) 대답한 것이로구나. 예상치 못한 전화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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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내 마음의 목소리 『일기시대』

‘일기’만 없더라도 아들과 나 사이는 한결 평화로워질 것이다. 과장이 아니라 일기로 인해 하루에도 여러번 다투고 때로는 고성까지 오가기 때문이다. 올해 9살인 첫째는 일기쓰기를 싫어한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것도 힘들고 맞춤법도 어렵고 글씨 쓸 때 손도 아프다나 뭐라나. 일기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단다. 하기야 그 나이대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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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귀신들은 왜 그리도 한이 많았을까 - 『여성, 귀신이 되다』

최근 우리집 아이들은 <신비아파트>라는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다. TV를 볼 기회가 생기면 망설임 없이 외치곤 한다. “신비아파트 틀어주세요!”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썩 탐탁지 않은데, 아무리 만화라지만 귀신이 잔뜩 나오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꺼려지기 때문이다. 특히 둘째의 경우 그런 밤이면 어김없이 무서운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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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어떤 도전 -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1』

“이건 완전 빅 브라더 아니에요?”“그러게나 말입니다.”신이 난 지인의 말에 맞장구치는 동안 실은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빅 브라더’가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조지 오웰의 『1984』 속 독재 권력의 상징이라는 것은 풍문으로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하는지, 어떤 존재로 그려지는지는 책을 읽지 않아 전혀 아는 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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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연애가 뭐길래 - 『가장 공적인 연애사』

소위 ‘설거지론’의 ‘진짜’ 의미를 알고 대단히 놀랐다. 처음에는 설거지에 관한 일반적인 논의인 줄로만 알았다. 이를테면 설거지는 식사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해야 마땅한다던가, 식사를 준비한 사람이 뒷정리까지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던가, 다 필요없고 식기세척기가 최고라던가. 그런데 아니었다. 남성들이 같은 남성들을, 그 중에서도 결혼한 사람들을 조롱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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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예민해도 괜찮아요

“왜 이렇게 예민해?”살면서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들을 때마다 매번 위축되었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게, 난 대체 왜 이렇게 예민한 것일까. 왜 별것도 아닌데 이렇게 신경을 쏟을까. 왜 타인의 시선에 이렇게나 전전긍긍할까. 왜 남들처럼 웃으며 넘기질 못할까. 왜 돌이킬 수 없는 일로 밤마다 잠 못 이루며 괴로워 할까.오랫동안 ‘예민함’은 나에게 있어 일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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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서야 알았다. 집안이 얼마나 적막한지. 갑자기 훅 하고 쓸쓸한 생각이 몰려와서 괜히 거실과 주방의 전등을 몇 번인가 껐다 켰다 반복하다, 그냥 그대로 주욱 켜두기로 했다. 정말로 이상한 기분이었다. 낮에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가로 떠날 때만 하더라도 이런 순간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마감이라는 급한 용무가 따로 있긴 하지만 어쨌든 집에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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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울음이 그치길 기다리는 사람 - 『시와 산책』

 오래전 친구 하나가 말했다. 그날 자기도 모르는 새 걷고 있었더라고. 분수처럼 솟아나는 상실감과 슬픔을 달랠 길이 없어 무작정 집을 나섰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새 한강 다리를 지나고 있었더라고. 시계를 보니 네 시간도 넘게 지나 있었더라고. 목적지도 없이 그렇게 하염없이 도시를 떠돌았더라며 이야기하는 친구의 얼굴은 이제는 모두 지난 일인 듯 담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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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다정한 집밥이 생각나는 날에는 - 『바다거북 수프를 끓이자』

코로나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묵혀 두었던 집안일을 하나씩 해치우는 중이다. 지난 주말에는 대대적으로 집안을 정리했다. 안 쓰는 물건을 팔고, 나누고, 버리면서, 물건이 나간 자리를 쓸고 닦으면서 보냈다. 이번 주말은 냉장고 차례. 냉동실 안쪽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변해버린 떡부터 시작해 냉장실 깊숙이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는 화석같은 음식들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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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혜의 꽤 괜찮은 책]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 『너라는 생활』

몇 년 전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게시물을 하릴없이 구경하던 중 문득 한 페이지에서 마우스가 멈추었다. 예전에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였는데 두서없는 글이 장기간에 걸쳐 드문드문 적혀 있었다. 혼잣말 같은 포스팅의 대부분은 그런 내용이었다. 남편은 한때 같이 노동운동을 하던 동지였다고. 지금은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은 본인 대신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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